쉐보레 서버번 국내출시가 힘든 결정적 이유

 쉐보레 서버번은 이해하기 힘든 차였다. 시트를 3열로 만들고 그 뒤로 넉넉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지만 길어도 너무 길기 때문이다. 한국의 어지간한 길에서 유턴하기도 벅찬 차를 어떻게 감당해낼 수 있을까. 여유로운 공간이 필요하면 밴을 타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그러나 미국땅에서는 그 존재의 가치가 충분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원조격인 쉐보레 서버번은 트래버스와 함께 GM 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SUV이자 미국에서 가장 길게 생산되는 쉐보레 SUV 중 하나이다. 5.3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여유있고 힘찬 달리기를 제공하며 실내는 넓다. 직접 타보고 나서야 그 존재의 이유를 확실히 깨닫게 해주는 그런 매력을 가진 모델이다. 

 

 

 

 유턴하기 힘들 만큼 긴 차를 누가 타고 싶어할까. 그러나 서버번의 큰몸집을 좋아하는 국내 팬들의 성원은 꾸준하다. 지난해, 쉐보레 글로벌 차량 중 국내에서 만나고 싶은 차량에 관한 고객 설문 조사에서 서버번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와 같은 고객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국내에서는 단종된 서버번이 다시 출시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높이기도 한다. 

 

 여기에 올 하반기 출시예정인 쉐보레의 대형 SUV인 트래버스의 판매 결과에 따라 서버번 도입 여부는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했던 이쿼녹스의 아쉬운 성적표에 이어 트래버스 마저 국내 팬들에게 외면을 당한다면, 서버번의 국내 도입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난히 길어 3열 시트를 놓고도 짐 실을 공간이 넉넉한 서버번 특유의 매력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풀사이즈 SUV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확실한 수요층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캠핑을 떠날 때 의자부터 챙기는 캠핑족에게 서버번만한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차량도 없기 때문이다. 또한 탁월한 견인능력은 초대형의 캠핑 트레일러나 요트를 끌기에 알맞다. 

 

 

 특히 서버번의 형제 모델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인기를 보면 서버번의 국내 출시를 단순히 부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캐딜락 관계자는 에스컬레이드 물량이 모자라서 주문을 해도 한 달 이상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고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아 인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이 차를 만든다. 일본의 좁은 길을 달리다 보면 왜 일본이 경차를 사랑하는지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광활한 대지에 서면 미국차의 크기가 꼭 알맞게 느껴진다. 미국의 풀사이즈 SUV와 대형 픽업트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도로환경을 둘러볼 필요가 있다. 드넓은 대지와 오래 달리는 생활환경이 큼직한 차를 필요로 했다. 

 

 

 그런데 국내 주행환경이나 주차공간 등을 생각해보면 이 차는 길어도 너무 길다. 서버번의 차체 크기는 5,699 x 2,044 x 1,889mm ( 전장 x 전폭 x 전고 ), 휠 베이스 3,302mm으로 국내 소형버스와 견줄만한 제원이다.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밴과 비교하면, 전장은 549mm 길고 전폭은 124mm 넓으며 휠 베이스는 102mm 길다. 

 

 

 특히 2m가 넘는 차량의 폭은 국내 환경에서 주차하기 불편할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주차장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주차장 폭 최소 기준이 일반형 2.3m에서 2.5m로 확장형 2.5m에서 2.6m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부족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행 전에 조성된 주차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심각한 맹점도 있다. 서버번처럼 폭이 넓은 차량은 국내 주차장 상황에서는 주차하기가 굉장히 까다롭고 옆 차량과의 문콕 등 파손 위험도 높다. 

 

 

 

 서버번은 요리조리 내몰 흔한 차량이 아니다. 쭉 벋은 길을 느긋하게 내닫는 크루저로서의 매력이 크다. 유난히 긴 몸매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실제 도로 위에서 보여주는 압도적인 존재감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좁은 골목길이 많고 산지가 많은 국내 지형상 국내 소비자들이 쉽게 고를수 없는 선택지임에는 틀림없다. 덩치만큼 커다란 가치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든 차량이라 더욱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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